영화보기 여유로운 주말_외할아버지 생신,

여유로운 주말이다.

아이들이 몬테소리 수업을 하고 있을 때 엄마는 엄마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먼저 수업이 끝난 슈니가 엄마 방으로 들어온다.

반신욕기에 앉아 책을 읽는 것에 꽤 익숙해. 왜 일부러 거기 들어가서 책을 읽는지 모르지만 아이는 뭘 해도 예쁘다.

엄마, 이 담요 좀 치워줄래?당당한 네 말투가 마음에 들어. 로이와 슈니는 하고 싶은 말을 잘한다 가끔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“자유로운 자기표현”이라고 생각한다.

엄마는 잘 들어주는 청취자 역할을 한다.

슈니가 토이 방 시간에 꾸민 바닷속 풍경이 귀여워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 아레나에서 해초를 표현한 것도 사랑스럽고, 별 모양의 불가사리도 사랑스럽다.

애벌레도 해초라고특히 상어 입 안에 작은 물고기가 가득 차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.

선생님이 슈니의 수업이 끝나자, 로이가 상어 입 안 가득 작은 물고기를 밀어 넣었단다.

아이들 수업이 끝나고 모두 모여 ‘나 홀로 집에’를 보았다.

30년 전 영화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이 지금보다 훨씬 화려하고 고풍스럽다.

케빈은 여전히 귀엽고 똑부러지다.

아이들은 자막으로 봐도 껄껄 웃는다.

특히 케빈이 도둑을 쫓을 때 아이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.

내일 ‘나 홀로 집에 2’도 보기로 했어

영화를 보고 늦게 잠자리에 들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투덜댄다.

자기 전에는 뭐 먹으면 위가 안 쉬어~ 이랬는데 배고파서 못 자겠어. 그래서 떡식빵에 딸기잼을 발라주려고 했는데 딸기잼 뚜껑이 도저히 열리지 않는다.

때마침 아빠가 자고 일어나서 물을 마셔서 뚜껑을 열어달라고 했더니 아빠도 못 연다고 한다.

딸기잼은 포기하고 초코스프레드를 바르면 잘 먹는다.

초코잼을 먹은 슈니 입꼬리가 귀여우니까 사진도 남겨둘 거야 정말 예쁠 때다, 우리 애-

일요일에는 늦잠을 잤다.

잠에서 깨어나면 9시 반이 다 돼간다 아이들은 벌써 잠에서 깨어 거실이 시끌벅적해. 엄마가 침대에서 뒤척이자, 로이가 종이접기를 들고 와서 말했다.

“엄마, 나 7시 58분에 일어나서 혼자 건담을 조립하고 있었어.” 종이접기에 7시 58분이라고 써 놓았어.엄마, 일어나자마자 초스피드로 준비해서 외갓집으로 향했다.

허니비빵집에서 외할아버지 생신 케이크를 고르고 외갓집으로 가져갈 빵도 골랐다.

외갓집에 도착하면 고모마가 엄마가 좋아하는 홍어회무침을 해놓았다.

형*언니네 집 복상도가게에서 산 홍어로 버무렸대. 홍어회무침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.

외갓집에 가면 항상 졸음이 온다.

하긴 많이 잤는데도 점심을 먹고 졸려서 안방에 누워있었다.

아이들은 뜰을 뛰어다닌다.

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졸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이들과 홈어론2를 보고 침대로 향했다.

일주일 내내 안 자는 느낌이야.

저녁에는 아이스하키 수업에 다녀왔다.

머리가 흠뻑 젖도록 뛰어노는 모습에 엄마도 즐겁다.

집에 도착했는데 수*언니가 딸기와 쿠키를 집 앞에 놓고 갔다.

아이인이 만든 쿠키가 너무 귀여워. 마지막 하나까지 맛있게 먹었어

월요일은 아이들 수영장 가는 날이다 로이는 그동안 바지 수영복만 입고 래시가드를 새로 사 입혔는데 안 입고 입으면 오히려 불편하다고 했다.

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상의는 입지 않고 바지만 입는다고 한다.

슈니가 함께 수영 수업을 받고 있으면 기다리는 엄마가 어찌나 편한지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.

기다리며 커피도 한 잔 마시고, 가져온 설명서도 정독하고, 전화로 처리하는 일도 두 개나 해결됐다.

로이는 동생을 돌보지는 않는다.

엄마 생각에 체조를 할 때나 수업 후 놀이 시간에 같이 하면 되는데 보면 따로 논다.

나이 차이가 두 살밖에 안 나는 탓인지 형이 동생을 돌봐줄 생각은 없는 것 같다.

슈니는 2차 수업 때 물 속에 풍덩 들어가 혼자서도 익숙하지 않은 고글을 쓰고 벗어 잘 적응한다.

다섯 살짜리 슈니가 형을 따라 인라인도 다녔지만 아이스하키 수영 고생이 많다.

그만큼 잘 따라와 줘서 가능하겠지만 늘 고맙고 미안하다.

집에서 로이 구몬을 할 때 슈니 혼자 노는 게 아쉬워서 옆에 두고 숫자와 글자를 알려주면 좋다고 말한다.

첫째, 둘째, 첫째, 아픈 아이들의 마음은 똑같다.

아마 우리 부모님도 40을 앞둔 내가 아직도 속상해하고 있을거야…